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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정도는 다들 힘들지 않나? 하고 넘기는 일이 태반이었어요. 투쟁하시는 분들의 사연,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 프로그램에서 접한 어렵고 힘든 사연을 들으면서 나는 괜찮으니까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나는 아프지 않으니까요!

 

40여 년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20대였던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과 육아로 지친 시간들, 시댁과의 관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요. 나의 힘듦을 꺼내게 되면 제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처받진 않을까? 혹은 이런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한들 상황이 바뀔까?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만 참으면 다들 행복할 텐데 굳이 얘기해 분란을 만드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자식과 가족을 먼저 챙기는 엄마를 보면서 저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이상한(?) 강박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나는 ‘행복하다는 생각’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참 무섭게 느껴지는 부분이 그 마음입니다. 힘들면서도 행복하다, 울면서도 행복하다, 웃을 기운이 없어 무표정하게 있으면서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그때, 제 마음이 하는 말을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이런 저의 사연이 공감토크 주인공으로 괜찮을까? 그렇게 난 힘들지 않은데, 또 지난 과거 일로 신청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오락가락했습니다. 신청 후 공감토크하기 직전까지도 ‘괜히 신청했나?’ 하는 마음과 ‘괜찮아!’ 하는 마음이 널을 뛰었지요.

 

공감토크 당일 무대에 서면서 알게 된 한 가지. 가장 힘들었을 나에게 한 번도 ‘힘들었구나’ 알아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틀을 만들어 나를 욱여넣고 ‘넌 행복해’라고 강요했었다는 것. 13년 전 일이지만 그 이후에도 나를, 내 마음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3시간 동안 공감토크 주인공이 된 후 가장 생각나는 말이 있어요. 제가 시댁에서 친정으로 와 일주일 동안 잠만 잤었다고 이야기 했을 때, 어느 치유활동가분이 ‘일주일 동안 잠만 자면서 버텼던 29살의 김지연’을 꼭 안아주고 싶다고 하신 그 말이 너무 고마웠어요. 힘들었던 시기의 나를 안아주고 싶다고 했을 때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그 말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따뜻해서, 나에게 ‘너는 힘들지 않아, 넌 행복해!’라고 강요하며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 나마저도 주저앉아 울게 했습니다. 아마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그때의 마음이 또 다르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답답하고 지난한 감정들이 몰아치는데도 그 답답함까지 안아주신 분들, 말도 못 하고 표현도 안 되는 저에게 끊임없이 물어보시고 느끼게 해주신 정혜신 선생님. 어쩌면 처음으로 과거의 나를 토닥이고 안아주었던 그 시간을 생각하고 또 느끼면서 절 지지해 준 분들로 힘을 얻습니다.

 

여전히 저의 지난 일들이 정리는 안 됩니다. 이제부터 풀어가야 할 일이기도 하고요. 공감토크 때 정혜신 선생님이 하신 얘기가 딱 맞는 것 같아요. ‘햇볕에 말리려고 널어놓은 고추마냥 다 늘어 놓아보자’ 늘어놓아야 보이고 알 수 있을 테니까요.

 

공감토크 끝내고 집에서 여러 치유활동가분들이 남겨주신 마음들을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치유활동가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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